앞서 한국사회에 대한 비평을 다룬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로 알려진 '다니엘 튜더'가 또 하나의 책을 통해 우리 앞에 섰다. 이전 책이 한국의 근대사와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논했다면 이번 책은 한국의 정치, 특별히 야당에 대한 쓴소리가 주이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는가란 논제에서 그는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리고 한국의 민주주의 현황을 조망한다. 그는 '다이어트 콜라' 민주주의라는 표현을 통해 달기만 할뿐 영양가 없는 정치실태를 꼬집는다.
보수층에게는 감세를, 저소독층에게는 복지를 외치며 성립되지 않는 모순된 공약이야말로 달기만 할뿐 영양가 없는 공약이다. 현 정권도 노인에게 지급하겠다던 월20만원의 연금r공약은 당선되자마자 폐기하지 않았던가?
저자는 한국의 정치 정당에 철학이 없다고 꼬집는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사이에 정책적 차별점도 없을 뿐더러 진정한 보수도 진정한 진보도 없는 현실이다.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치정당으로서 제일 조직력을 발휘하는 것은 새누리당 뿐이다. 노년층이라는 콘크리트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그들은 위기때마다 색깔 공세등을 통해 늘 승리했다. 그리고 이들은 영리하다. 세월호 사건 이후의 이슈들을 진보세력의 테두리로 비치도록 가둬놓는데에 성공했다.
한국사회의 주 이슈인 소득의 불균형, 통일문제, 사회분열에 대해 새누리당은 분명 대안을 낼 수 있는 세력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40% 확고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이기는 전략을 구사한다. 승리를 위해서 진보의 프레임을 갖다 쓰기도 하며 중도층의 표심을 사기 위해 새정치연합보다 한 발 앞서 정책을 제안한다. 외국인 출신 대한민국 국민들의 표심을 사기 위해 이자스민씨를 공천하는 전략도 사용했다.
그에 비해 제1야당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마다 'OO정부 심판론'을 꺼내드는 저격수의 역할만 충실히 한다. 이것은 만년 야당의 전략이다. 한국정치에 신물이 난 30%의 '無당파'를 끌어당길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은 부재했다. 한국사회는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가 필요하다. 새정치연합이 스스로 집권당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정책을 개발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다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목표에 급급해 새누리당과 대척점에 서려고 애쓰기보다 자기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길을 다지기 위해 길게 가야한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새정치연합의 모습을 보며 그러한 기대는 불편한 희망이라 말한다. 차라리 이탈리아의 '5성 운동'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풀뿌리정당의 출현에 더 희망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시 이탈리아와 비슷한 정치적 토양을 갖고 있다. 기성정치에 대한 환멸, 새로운 대안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 등 몇년 전 '안철수 효과'와 '나꼼수 돌풍' 등을 미루어 볼 때 언제든지 그러한 세력이 등장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해진 절망 속에 불편한 희망이 아닌 기대해볼 만한 그런 희망. 다시 꿈꿔보고 싶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1) | 2025.04.08 |
|---|---|
| <서평> 그리고 산이 울렸다_할레드 호세이니 (0) | 2025.04.08 |
| 프랑스 엄마처럼 살고 싶은 내 아내 (0) | 2025.04.04 |
| 덴마크의 행복한 사회, 더이상 남 얘기로 만들지 말자 (0) | 2025.04.04 |
| 행복은 목적을 성취하는 과정에서 오는 것 <난쟁이피터> (2) | 2025.04.03 |